Review/책2012. 3. 25. 13:25

옥수수와나(제36회이상문학상작품집2012년)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영하 (문학사상,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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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작품집 .. 문학상은 대체 어떤 소설들이 수상을 할까 싶어서 서점에서 집어왔다.

대상을 받은 옥수수와 나라는 소설은 돈과 작품을 바꾸는 세태를 작가의 눈으로 재구성한 작품같았다.
무언가를 써야 하는 작가의 부담감.. 뭐 그런걸 나타내는 작품인것 같았다. 내 관점에서는 ..

책 마지막에 이상문학상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작품집안에 한편의 대상과 우수상 몇편이 실려있고, 우수상도 대상에 비견될 만한 작품이며, 독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는 글이 적혀있었다.

그랬다. 내가 제일 인상깊게 읽었던건 .. 김숨 작가의 "국수" 일찍 돌아가신 친모를 대신해 자신들을 돌봐준 계모를 위해 계모가 자신들에게 했던 것 처럼 국수를 만드는 이야기다. 국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처음 자신들의 집에 계모가 와서 국수면을 뽑아내 자신들에게 내놓던 장면부터 시작한 과거의 회상.. 애를 못낳는 여자로 자신들을 돌보며 살아온 계모의 인생 .. 그리고 현재 말기암 판정을 받은 계모를 위해 국수를 만들며 .. 그분께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표현하는 화자 ...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졌다. 글을 이렇게도 쓸수 있구나 ..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한 작품은 "오후, 가로지르다" 언제부턴가 책상들이 다 뚫려있던 사무실에 칸막이가 생겨났고 .. 사람들은 그 안에서 서로가 뭘 하는지도 모른채 자신의 일만 한다. 그 모습이 약간은 과장되어 표현된 글을 읽으며 요즘 내 회사생활이 떠올라 공감이 갔다. 각자 얼굴도 마주 하지 않은채 .. 필요한 대화는 메신저로 나누며 최종 목적이 뭔지도 모를 일을 하는 모습을 작가는 양계장 좁은 사육장에 갖혀 알을 낳는 닭에 비유한다. 닭보다 나을 게 뭐가 있나하는 공감이 됐다.

소설이란게 각자 처해있는 현재의 환경이나 생각이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많이 작용하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상을 선정하는 위원들 대부분이 문학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작가인 사람들이었고, 현재 우리나라 문학의 현실을 우려의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이 작가와 관련된 글을 대상으로 선정 한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머니라는 소재, 답답한 회사생활 .. 이 둘이 현재 나에겐 큰 의미라 난 저 두작품이 맘에 들었고, 대상을 뽑으라면 "국수"에 한표를 던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Posted by yas00
Review/책2010. 9. 2. 23:11
밤은짧아걸어아가씨야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모리미 도미히코 (작가정신,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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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24에서 일본인기작 모음전으로 기억되는 이벤트 목록에 있어서 구입한 책이다.
일본 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이벤트가 반가웠고, 재목과 대강의 서평을 보고 몇 권의 책을 구입했는데 그 중 한권이다.

큰 맥락은 남자의 짝사랑이고, 그 사이사이 환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간다. 남자의 시선과 여자의 시선으로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 구분은 어투를 통해서 이뤄진다. 남자는 반말, 여자는 존댓말 .. 아주 간단하다.

실제에서 일어 날 가능성이 없는 사건들 속에서 남자의 의도데로 우연을 가장한 여자와의 만남이 이뤄지고, 사건들은 사건들데로 재미를 더하며 해결이 되고, 남자와 여자의 인연의 끈은 점점 이어져간다.

처음에는 남녀의 시선 구분이 혼동되어 읽기가 어려웠는데 적응이 되고, 판타지적인 요소의 아기자기한 맛에 빠르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재밌는 말들 .. 궤변춤 등등 .. 소소한 재미거리였다.

여주인공의 새로운 경험에 대한 마음가짐은 ... 새겨둘만 했다.
Posted by yas00
Review/책2010. 8. 29. 13:48
1Q84.310월-12월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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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책을 샀는데 읽는데 좀 걸렸다.

하루키의 소설은 역시나 잘 읽혀졌다.

2권에서 끝나는 줄 알았는데 3권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고, 앞부분의 내용이 잊혀져 갈만할 때 3권이 나왔다. 읽는 동안 앞부분의 내용이 조금씩 떠올라서 그렇게 문제는 없었다. 뭐 세부적인 내용이 떠오른건 아니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는 말이다.

이 책 역시 하루키의 여러 작품과 마찬가지로 주인공들이 주인공들에게 어울리는 세계를 주인공들의 투쟁을 통해서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세계관의 정립은 하루키 글의 영원한 주제일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그리고 그 세계가 주인공들에게 우호적이진 않지만 주인공들을 도와주는 요소도 분명히 존재하고, 그 요소들을 통해서 결국엔 제자리를 찾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하루키 소설 속의 세계는 조금은 비정상 적이지만, 재밌는 세상이다. 등장인물들은 저 나름의 통찰을 가지고 세계를 살아간다.

그리고 제일 이질적인 부분... 하루키 소설의 등장인물 .. 특히 남자!! 그들은 꼭 요리를 해서 먹는다. 아무리 귀찮고, 몸이 힘들어도 .. 새벽에 의도하지 않게 잠을깨서 간단히 배를 채우는데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린다. 부지런도 하지 .. 근데 닮고 싶다 .. 

언제 시간이 나면 1권에서 3권을 한꺼번에 읽어야겠다. 
Posted by yas00
Review/책2010. 2. 28. 21:36
로드(THE ROAD)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코맥 매카시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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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본 후에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책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본 후에 책을 읽는 것을 자제하는 편인데 이 책만은 사서 보게됐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영화에서 이미지화 됐던 망가진 지구의 모습과, 두 주인공의 모습이 머리속에 영상으로 떠 올랐다. 

리뷰 역시 영화와 책의 비교라는 방향으로 가지싶다. 
영화는 무엇보다 그 전달의 매개체로 영상이 주가된다. 그래서 인지 가장 비교가 됐던 부분은 영상의 표현, 즉 배경과 사건들에 대한 표현이었다. 

책에서 담담하게 또는 중요도 없이(일부러 묘사를 피하는 듯한 느낌) 그려진 장면들이 영화에선 자극적으로 표현된 장면들이 몇 있었다. 특히나 식인을 하는 사람들의 집을 우연히 방문하게 되는 장면에서 두드러졌다. 내가 느낀 작가의 표현은 3인칭 시점을 유지하면서도 길을 같이 걸어가고 있는 아이의 눈을 의시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영화는 관객에게 영상을 전달하고, 그것에 대한 감상은 관객에게 맡겨버렸다고 해야하나 .. 그리고 감독이나 연출자의 자신만의 해석이 들어간 느낌이다. 

영화가 길을 가면서 겪게되는 각각의 사건에 집중했다면, 책은 생존 그 자체에 집중을 했다는 생각이다.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으로 등장하는 말은 "먹었다." 또는 "먹지 못 하고 있다." 임을 보면 그 사실을 확인 할 수있다. 살아 남는 것 자체가 일인 사람들에게 먹는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을 테니깐 .. 

같은 소설을 읽고, 영화 감독 또는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느낀것과, 내가 느낀것이 다르다는 사실을 체험한 재밌는 경험이었다. 

여담이지만, 내가 저 상황에 던져진다면 .. 더 느리게 걸었을 것이다. 음식이 보관된 벙커를 충분히 활용했을 텐데 .. 
70이 넘은 작가가 10살의 아들을 재우고 나와서 떠올린 내용치곤 .. 암울한 내용의 소설이다.   
Posted by yas00
Review/책2009. 10. 19. 23:19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1960-1999)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아서 클라크 (황금가지,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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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 가진 매력은 짬짬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길지 않은 내용에 임팩트를 담아내는 작가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머리맡에 두고 잠들기 전에 한 달정도를 읽은 책인것 같다. 글로 옮겨 질 수 있는 상상력 이라는 것이 생활에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됐다. 작가의 역량이겠지만 생활속의 모든 것은 글의 소재간된다. 

정말 짧은 단편도 있었는데 그런 것을 써내려갈 결심을 한 작가의 결심 한 켠에는 장난기도 있었으리라.

책에 등장하는 과학용어, 기술용어, 역사 속에 묻힌 이름들이 낯설지 않다는 것에 조금의 자부심을 느꼈다.

짧은 단편 하나를 옮겨보며 리뷰를 마치겠다.
/
-기세창 (siseneG)-
그리고 신은 말했다.
"알레프 0에서 알레프 1행까지 ...... 삭제"
그러자 우주는 존재하기를 중단했다.
그리고 신은 영겁의 세월을 거치며 숙고한 후, 한숨을 쉬었다.
"창세기 프로그램 취소"
신은 말했다.
우주는 존재한 적조차 없었다.
/
얼마나 기발한가!?  
Posted by yas00
Review/책2009. 9. 24. 23:04
1Q84.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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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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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책을 다 읽었다.
책을 읽은 후엔 일상처럼 리뷰를 쓰지만 어떤 글을 써야할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머리속이 복잡하다. 느끼는 것은 많은데 그것을 정리해서 글을 쓰기에는 그 느낌의 양이 너무나 많다.

5년만의 하루키 아저씨의 신작이다. 2권이 나오는 날에 맞춰서 예약을 해서 구입을 했고, 오늘 다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들었던 생각은 하루키 아저씨의 그 동안의 작품이 한데 들어가 있는것 같다, 는 것이다. 해변의 카프카, 상실의 시대, TV피플 등등 그래서 친숙함을 느끼며 읽어갈 수 있었다. 

전체적인 줄거리를 정리하는데 공간을 낭비하진 않겠다.
다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책의 페이지 번호가 커지면서 내 마음속에 와 닿은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지는 것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하루키 아저씨가 자신의 소설에서 항상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지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결국엔 "소멸"하고 마는 것이다.

그 세계관은 자신의 안에 있는 욕망 일 수도,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나 그리움일 수도 있다. 이 소설에서는 두 주인공이 상대방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그들의 세계를 변화시킨다.(1984년을 1Q84년으로) 개인의 강렬한 세계관이 그 자신이 속한 세계를 바꾸는 현실에서는 불가능 하겠지만, 그 정도의 세계관, 삶에 대한 열망을 안고 살아야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싶은 것이라 생각된다.

더 길게 책에 그어놨던 줄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싶지만 책의 여운을 안고 여기서 줄이겠다.

/
여담.
이 책의 주인공은 소설가 지망생.
글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소설로 만들어가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작가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것은 아닐까 생각했음.

하루키 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장면인 음식을 만들어 먹는 모습. 음식을 만들어 먹는 행위가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라기 보다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서 행해지는 일종의 의식같다는 느낌.

역시나 하루키 소설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섹스. 인간과 인간이 교감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행위. 물론 아오마메가 자신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서 섹스를 하지만, 어쨌거나 그것 역시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행위.

어쨌거나 하루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최고의 작가!
Posted by yas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