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책2009. 3. 5. 10:00
죽음의 중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주제 사라마구 (해냄출판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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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끝    :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눈 먼 자들의 도시'를 쓴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의 최신 소설이란다.

독특한 소재에 목 마른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했고, 4일 걸렸네...

어느 날 죽어야 할 사람들이 죽지 않기 시작했다. 영생을 갈망하던 인간들이지만 자연스레 돌아가야 할 그 과정이 사라지는 것에는 혼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리라.
그리고 책에서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실질적인 문제들을 잘 다뤘다. 장의사들이 할 일이 없어지거나, 병원과 호스피스 요양원들이 죽지 않았지만 살아있는 것도 아닌 사람들로 가득차게되고, 보험사는 생명보험의 약관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등의 문제들이 그것이다.

그리고 뒤에 등장하는 죽음. 자칭 소문자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죽음이다. 그녀는 멈췄던 죽음의 톱니바퀴를 다시 돌리겠다고 선언하고, 그것을 실행한다. 그리고 다시 실행한 이후에는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생을 돌아보도록 1주일의 여유를 준다. 1주일 전에 '당신은 죽을 것이오'라는 말이 담긴 자주색 편지를 당사자에게 전달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편지가 돌아오는 사태가 발생하고, 원인을 찾던 중 죽음의 당사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죽음여사.. 그리고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중간에 조금 황당하게 죽음이 등장하는 장면을 지켜보긴 했지만 후반부엔 다시 몰입도가 증가했다. 죽음이 그 일을 팽게쳐 버리다니...
사람이 매력이 있으면 죽음도 피해가는 건가? 이건 쓸데 없는 생각이고..

한 번쯤은 생각 해 봤을 만한 소재인 죽음을 가지고 이렇게 글을 쓴 작가의 능력에 경의를~ 누군가의 보편적인 상상을 흥미로운 글로 만들어 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리고 누구나 피하고 싶어하지만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 그 마지막인 죽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아, 물론 턱없이 그 마지막이 이르면 문제가 좀 있겠지만 ...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던 이유는 정말 뭘까??
Posted by yas00